Tinge of Soul
People of TOS · 인터뷰 01 · 브랜드 디자인인터뷰 01
브랜드 디자이너 수인
브랜드 디자이너 수인

At WorkWith:수인

커피를 아는 디자이너로 ‘HITCH(히치커피)’에 합류해 브랜드와 굿즈를 만들고, 행사장과 카운터에서 직접 손님을 만났다. 지금은 틴지오브소울과 함께 브랜드 기획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People of TOS · 인터뷰 01
브랜드 디자인
인터뷰와 글 Tinge of Soul
사진 Tinge of Soul, 수인
HITCH의 머그와 유리컵. 행사장에서 한눈에 들어오도록 빨강과 파랑을 쨍하게 썼다.
HITCH의 머그와 유리컵. 행사장에서 한눈에 들어오도록 빨강과 파랑을 쨍하게 썼다.

송파구 문정동의 작은 카페 히치커피. 문을 열면 빨간 레터링과 파란 카펫, 체크무늬 코스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컵과 테이프, 원두 봉투와 쇼핑백까지 일관되게 히치의 브랜드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를 기획한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하지 않고 직접 카운터에서 커피도 내리고 박람회도 나가 고객을 만났다. 브랜드 디자이너 채수인이다.

HITCH가 디자이너를 찾은 지 넉 달째 되던 때였다. 외주도 맡겨 보고 여러 디자이너와 일해 봤지만, 커피를 모르는 채로 만든 디자인은 현장과 자꾸 어긋났다. 그러다 커피 일과 회사 일을 오가던 채수인과 우연찮게 인연이 닿게 되었다. 3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그는 동네 로스터리였던 HITCH의 브랜드와 굿즈를 만들고, 커피 박람회와 SNS로 이름을 알리고, 매장에서 손님을 맞았다. 마지막 근무일에는 단골손님이 그를 위해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지금은 틴지오브소울과 함께 브랜드 기획과 OEM 제품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에게 물었다.

01디자이너라는 일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HITCH 마지막 근무일에 단골손님이 ‘라스트 댄스’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글을 남기셨어요.

3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HITCH에서 일했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제일 재미있게 일했고 디자이너로서도 가장 뿌듯했어요. 그래서 손님이 ‘라스트 댄스’라고 써 주신 글이 정말 고마웠어요.

회사에서 요청받은 시안만 딱딱하게 쳐서 넘기는 기계적인 일이 아니었거든요. 제가 디자인한 결과물로 상품을 팔고, 성과를 확인하고, 많은 분이 주목해 주시는 과정을 전부 겪었으니까요. 아주 작게 시작해서 제 기준으로는 꽤 크게 자라기까지, 디자인이 분명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을 만큼 마지막 근무를 좋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수인 님이 생각하는 디자이너는 어떤 사람인가요?

예전에는 디자이너를 말 그대로 ‘디자인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AI가 빠르게 발달하면서 단순히 시각물을 만드는 일 자체에는 매력을 못 느끼게 됐어요. 지금은 ‘브랜딩하는 사람’이 곧 디자이너라고 생각해요. 디자인 시안만 만드는 게 아니라 마지막 판매까지 함께 가는 것, 그게 제가 정의하는 디자이너예요.

머릿속의 생각을 눈에 보이게 만들고, 철학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만질 수 있는 물건으로 구현해 실제 판매로 이어지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일까요?

맞아요. 디자이너가 시각적인 결과물만 만들고 끝낸다면 예술가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는 과정까지 완주해야 비로소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바꾸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HITCH에서 보낸 시간이 가장 큰 전환점이었어요. 제 디자인이 팔리는 걸 눈으로 보고,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걸 현장에서 겪었거든요. 그때 느낀 희열이 컸어요. 리브랜딩 전의 매출과 리브랜딩 후의 매출을 둘 다 직접 경험해 보니까 디자이너로서의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죠.

“디자인만 하면 예술가에 가까워요. 마지막 판매까지 이루어져야 제가 생각하는 디자이너예요.”
수인
02HITCH

동네 로스터리에서 HITCH가 되기까지


HITCH를 처음 맡았을 때는 어떤 가게였어요?

동네의 작은 로스터리였어요. 원두를 납품하는 B2B 거래처가 몇 곳 있는 정도의 카페였죠. 대표님의 꿈은 사업을 키워서 B2B와 B2C를 안정적으로 갖추고, 제대로 된 브랜딩을 해보는 거였어요. 처음엔 막연했는데, 같이 으쌰으쌰하며 박람회도 나가고 디자인도 하나씩 쌓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졌어요.

대표님과는 어떻게 연이 닿았나요?

원래 대표님은 건너서 존재만 알고 있었어요. 친한 친구가 그곳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마침 HITCH에서 커피를 이해하는 디자이너를 구한다고 하더라고요. 외주를 주거나 커피를 모르는 디자이너와 일해보니, 원두의 특성이나 매장 동선 같은 실무적인 부분에서 계속 핀트가 어긋났던 거죠. 그렇게 넉 달 동안 사람을 못 구하고 계셨는데, 마침 커피 일과 디자인 회사를 오가며 일하던 저와 타이밍이 딱 맞았어요.

‘HITCH’라는 이름과 “If you’re on the same way, let’s go together.”라는 슬로건은 어떻게 나왔나요?

가장 중요한 건 대표님의 머릿속 생각을 눈에 보이게 꺼내는 일이었어요. 대표님이 추구한 커피의 핵심은 ‘대중성’이었거든요. 누구나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요.

‘HITCH’라는 이름은 히치하이킹에서 따서 대표님이 정하셨고, ‘Let’s go together’라는 문장은 함께 만들었어요. 누구나 쉽게 다가올 수 있는 말로, 히치하이킹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를 즐기는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고 뜻을 모았죠.

강렬한 빨강과 파랑을 메인 컬러로 정한 이유도 궁금해요.

대표님이 조금 키치한 무드로 브랜딩하고 싶어 하셨어요. 당시 저희가 정의한 키치한 색이 빨강과 파랑이었고, 채도를 아주 쨍하게 써서 한눈에 확 들어오게 하자고 했어요. 그때는 브랜드 규모가 작았으니까요. 작은 브랜드가 대형 박람회 같은 행사에 나갔을 때 사람들 시선을 단번에 끌려면 그만큼 선명한 색이 필요했어요.

HITCH 원두 패키지. 빨간 상자에 “If you’re on the same way, let’s go together.”가 들어간다.
HITCH 원두 패키지. 빨간 상자에 “If you’re on the same way, let’s go together.”가 들어간다.
체크무늬 원형 로고와 ‘Hitch:)’ 로고, 카페에서 쓰는 코스터.
체크무늬 원형 로고와 ‘Hitch:)’ 로고, 카페에서 쓰는 코스터.
HITCH 글자가 반복되는 포장 테이프.
HITCH 글자가 반복되는 포장 테이프.

굿즈도 정말 다양하게 만들었어요. 브랜드를 확장하려는 전략이었나요?

처음엔 대표님이 커피 외에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야 브랜딩이 탄탄해진다고 보셨어요. 그래서 손님들이 매장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컵과 의류부터 하나씩 늘려갔어요. 커피에서 출발해 접점을 조금씩 넓혀 간 거죠.

어떤 굿즈가 반응이 가장 좋았나요?

코스터나 담요처럼 주로 카페 안에서 쓰이는 물건들이었어요. 매장 밖에서 쓰는 건 스티커 정도였고, 주변이 오피스 상권이다 보니 마스킹 테이프 같은 문구류도 반응이 좋았어요.

커피와 전혀 상관없는 물건도 하나 있었는데, 바로 라이터였어요. 흡연하시는 손님들이 계산대 앞에서 “이것도 같이 주세요” 하며 툭툭 집어 가시더라고요. 사실 제일 많이 팔린 효자 아이템이 라이터예요.(웃음) 기준은 명확했어요. 가격대가 있는 의류를 제외하면, 동네에서 음료를 사면서 부담 없이 함께 집어 들 수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는 거였죠.

디자인뿐 아니라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홍보와 마케팅까지 함께 챙겼다고 들었어요.

영업만 빼고 마케팅은 디자인과 거의 한 몸처럼 움직였어요. 저는 원래 큰 회사에 들어가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조금 더 역동적으로 일하고 싶었고, 소속감도 중요했거든요. 큰 조직은 정해진 일만 하는 딱딱한 이미지가 있다면, 작은 곳에서는 내가 낸 아이디어나 결과물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 눈앞에서 바로 겪을 수 있잖아요. 그게 제 성향과 잘 맞았어요.

마케팅도 처음부터 ‘내가 마케팅을 맡아야지’ 해서 시작한 게 아니에요. 디자인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게 더 잘 팔릴까,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표님, 이거 해 볼까요? 저거 해 볼까요?” 하고 제안하게 됐고, 함께 의견을 모아 실행하다 보니 영역이 넓어진 거죠.

실제로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무엇이 가장 주효했다고 보나요?

브랜드가 사람들 눈에 선명하게 띈 거요.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카페쇼’ 같은 대형 커피 박람회 참가와 SNS, 이 두 가지였어요.

반대로 시도했다가 잘 안 된 일도 있었나요?

유튜브요. 제가 기획했다기보다는 출연을 했었는데, 로스터분과 대표님 모두 영상에 관심이 많으셔서 시작해 봤어요.

결국 멈추게 된 건 전담 인력이 없어서였어요. 실무자들이 본업을 하면서 영상까지 겸해야 하니 준비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매출이 늘어나면 당장 쳐내야 하는 본업의 양도 같이 늘어나잖아요. 로스터분이 하루 종일 로스팅을 마치고 긴 호흡의 영상을 편집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자연스럽게 중단됐어요.

주머니에 꽂은 Natte 원두 봉투.
주머니에 꽂은 Natte 원두 봉투.
빵과 원두, 컵을 함께 담은 HITCH 쇼핑백.
빵과 원두, 컵을 함께 담은 HITCH 쇼핑백.
03일하는 방식

대표님과 싱크를 맞추는 일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부터 나누나요?

제일 먼저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이야기를 들어요. 원래 지니고 있던 색깔과 히스토리를 충분히 듣고 난 뒤에, 클라이언트가 추구하는 브랜드 레퍼런스를 받아요.

저는 세상 모두가 각자의 기준을 가진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마다 ‘예쁘다’, ‘좋다’고 느끼는 포인트가 다 달라요. 디자이너인 제가 보기에 좋은 디자인과 대표님이 보시기에 좋은 디자인은 다를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서로의 싱크(Sync)를 맞추는 과정이 가장 중요해요. 대표님이 좋다고 느끼는 감각을 제 머릿속에 먼저 모아 두고, 그걸 브랜드가 원래 가진 결에 이질감 없이 섞어내는 게 핵심이에요.

클라이언트 스스로도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명확히 모를 때가 있잖아요. “그냥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해 주세요”처럼요.

맞아요. 그래서 저도 레퍼런스를 먼저 역으로 제안해요. “이런 느낌은 어떠세요?” 하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보여드리는 거죠. 그러면 그제야 “아, 제가 원하는 건 이쪽이 아니라 이런 느낌이에요” 하고 명확하게 짚어주시는 경우가 꽤 많아요.

몇 달 전에 일본 클라이언트와 작업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보내주신 레퍼런스대로 충실하게 디자인해서 드렸는데, 알고 보니 그분들은 레퍼런스 스타일이 아니라 제 개인 작업 스타일을 원하셨던 거예요. 단순 디자인 외주가 아니라 ‘채수인’이라는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기대하셨던 거죠. 그 의도를 파악한 뒤에는 제 색깔을 굿즈에 온전히 녹여서 기분 좋게 마무리했어요. 이런 미묘한 오해를 줄이려면 딱딱한 보고서 형태로 소통하기보다, 레퍼런스를 수시로 주고받으며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게 최고예요.

시안 작업에서 끝내지 않고 인쇄 감리부터 지류 선택, 심지어 줄자를 들고 다니며 직접 치수를 재는 일까지 챙기신다고요. 왜 거기까지 직접 하나요?

스몰 브랜드에서 주로 일해서 그런지 저한테는 ‘실제 결과물’이 가장 중요해요. 스몰 브랜드가 쓸 수 있는 예산은 한정적이잖아요. 유명 브랜드 에이전시에는 디자이너도 따로 있고 이런 실무적인 디테일을 챙기는 어시스턴트도 있지만, 스몰 브랜드가 이들과 협업하기엔 비용이 아쉽죠. 그래서 스몰 브랜드에서는 디자이너가 이런 실무까지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실물이 제대로 나와야 비용을 받을 때도 떳떳하니까요. 그래서 과정 중에 최대한 많이 소통하고, 필요하다면 수정도 거듭하는 편이에요. 수정할 때마다 횟수를 따져 추가 비용을 받는 방식은 제 성격과 맞지 않아요. 끝까지 같이 고민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제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04AI 시대의 디자인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하는 일


AI가 몇 초 만에 그럴듯한 시안을 만들어내는 시대예요. 디자이너로서 불안하진 않나요?

만약 모니터 안에서 시안만 딱 만들어 넘기는 일만 했다면, AI가 발달할수록 불안했을 거예요. 기술이 완벽해질수록 금방 대체될 테니까요.

하지만 제가 방금까지 이야기한 일들은 AI가 대신할 수 없어요. 대표님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세세하게 묻고, 줄자로 직접 단상자 크기를 맞추고, “이 구조보다는 이걸 추천드려요”라고 제안하고, 직접 인쇄 주문을 넣어 보고, 손끝으로 만져보며 가장 어울리는 종이를 골라 드리는 일이요. AI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은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쌓은 경험과 대화가 있어야만 브랜드가 원하는 결과물에 정확히 닿을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불안하지 않아요. 오히려 AI를 똑똑하게 활용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자는 쪽이죠.

실무에서는 AI를 주로 어떻게 활용하나요?

손이 많이 가는 반복 작업이나 보조적인 일에 써요. 패키지 목업(Mock-up)을 입히거나 간단한 디자인 소스를 만드는 작업들이요. 예전에는 유료 사이트에서 결제하거나 무료 소스를 찾느라 시간을 썼다면, 지금은 그런 기초 작업을 AI에게 맡기고 저는 본질적인 기획이나 디테일을 다듬는 데 시간을 써요.

전체적인 디자인의 뼈대와 결은 제가 직접 만든 다음, AI로 조금 더 가공하는 정도예요. 처음부터 통째로 AI에게 맡기면 정작 세밀하게 수정해야 할 때 손대기가 어렵거든요. 나중엔 기술이 더 좋아질지 몰라도, 아직은 사람이 직접 만지고 고치는 게 훨씬 섬세해요.

“제가 현장에서 하는 일들은 AI가 대신할 수 없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불안하지 않아요. ”
수인
수인과 함께 일하는 법

수인과 함께 일하는 법

틴지오브소울의 패키지 디자인은 OEM/ODM 파트너십의 선택 서비스로 운영됩니다. 사전 상담을 통해 필요한 결과물과 인쇄 사양, 출시 일정을 면밀히 확인한 뒤 작업 범위와 견적을 확정합니다.

  1. 브랜드 콘셉트

    기준 정하기

    제품의 포지셔닝, 타깃 고객, 핵심 메시지를 정리해 디자인의 명확한 기준점을 세웁니다.

  2. 시각적 방향

    인상 설계

    컬러,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요소를 조합해 브랜드의 일관된 첫인상을 설계합니다.

  3. 패키지 적용

    판매 단위로 펼치기

    개별 단상자 포장부터 리테일 및 기프트 세트 패키지까지, 실제 판매 단위와 규격에 맞춰 디자인을 전개합니다.

  4. 생산 인계

    생산으로 넘기기

    지류 선정 및 인쇄 감리 기준, 칼선 등 최종 인쇄용 파일과 사양서를 완벽히 정리해 생산 공정으로 인계합니다.